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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입학준비

초등학교 입학준비 - 마실물 챙겨보내기



날씨에 맞게 마실 물 챙겨 주세요.

 

정수기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요즘입니다. 업체들은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며 고객을 유혹해보지만 이미 등을 돌려 버린 듯하네요. 정수기를 사용하던 가정 중 많은 수가 생수를 구입해 먹거나 직접 끓여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저 역시 5년간 닳도록 사용하던 정수기를 처분해버렸습니다. 제가 사용하던 정수기는 언론에 대서특필됐던 가장 문제 많았던 바로 그 것이었습니다. 큰 병 걸리지 않고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고마워하며 조용히 그 정수기를 치워버렸습니다. 정수기의 편리함을 포기할 수 없어 직수형으로 교체했어요. 이 역시 완전한 해결은 아닐 거에요. 하지만 안 그래도 좁은 집에 생수병을 쌓아놓고 살기도 마땅찮고, 그렇다고 정성스레 매일같이 열심히 물을 끓일 자신도 없었기 때문에 적당히 타협했습니다.

엄마가 가족들의 건강을 걱정하며 이렇게 저렇게 고민하여 마실 물을 관리하듯 학교에서도 위생적인 식수 공급을 위해 노력합니다. 우리 어릴 때처럼 운동장 수돗가에 입을 대고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아이들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지요. 모든 학교에는 정수기가 비치되어 있어 아이들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라는 곳이 아이들로 인한 먼지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정수기도 그 먼지를 당해내기는 쉽지 않아요. 컵이나 개인 텀블러로 물을 떠서 마시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아이들이 정수기에서 나오는 물줄기에 입을 대고 목을 축입니다. 서툴게 굴다간 그만 물이 나오는 입구 부분에 입술이 닿게 되요. 누구도 그걸 바로 헹구어 주거나 닦아주지 않습니다. 짖궂은 아이들이 함부로 입을 대고 정수기의 물을 먹는 모습을 본 다른 아이들은 그 찝찝함이 떠올라 학교에 있는 시간 내내 물을 한 모금도 먹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정수기의 형태도 학교마다 매우 다양해서, 경우에 따라서는 위생적으로 관리되기 어려운 구조의 제품들도 있습니다. 가정의 정수기처럼 일정 기간을 두고 업체에서 나와 필터를 갈고 청소를 해주기는 하지만 못 미더운게 솔직한 현실입니다. 목을 쓰는 일이라 물을 자주 마시는 선생님들 끓여 마시고, 생수나 차를 집에서 싸갖고 와 하루를 보내지요.

아이가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거나 면연력이 약해 감기나 장염에 자주 걸리는 편이라면 개인 물통을 준비해주세요. 특히 물을 많이 찾는 여름에는 살짝 얼린 얼음물도 엄마 손길을 느끼게 합니다. 한겨울에 따뜻한 물도 참 좋구요.

요즘은 아이들이 휴대하기 좋게 적당한 크기와 편리함을 모두 갖춘 보틀과 텀블러를 구할 수 있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크면 가방이 무겁기 때문에 적당한 크기와 꼭 필요한 기능을 가진 텀블러를 찾기 위해서는 엄마의 검색과 발품이 필요하겠지요. 1학년 때 하나 장만해놓으면 몇 년 동안 유용하게 잘 씁니다.

물을 챙겨 보낼 때는 얼음물을 물병 째 가방에 넣으면 얼음이 녹으면서 물기가 생겨 주변에 있던 책과 공책이 젖어요. 보냉 파우치를 같이 사용하면 좋지만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이래저래 모든 걸 가장 좋은 것으로 준비해주기엔 부담스러워 궁리를 했습니다. 그래서 집에 있던 사은품 물병에 얼음과 물을 가득 담고 집에 있던 손수건으로 묶어 가방에 넣어주었습니다. 물건에 관해서는 조금 부족한 듯 키우자는 게 제 원칙인지라 아이들은 땡땡이 손수건으로도 특별히 불편함 없이 만족하며 잘 가지고 다니고 있습니다.

 


 

겨울엔 카누 한 상자 살 때 사은품으로 받은 작은 텀블러에 따뜻한 물을 넣어서 가져갑니다. 사은품이라 기능이 최상은 아닌가봅니다. 학교에서 물이 점점 식어 차라리 아이가 먹기에 적당한 미지근한 물이 되어버려 잘 마시고 오네요. 온도를 너무 잘 유지해서 하루 종일 뜨거운 물은 기온이 올라있는 낮 시간에 마시기에는 좀 부담스러울 것 같다며 사은품을 칭찬했지요.

이런저런 이유들로 따로 돈 들이지 않고 아이들 물병을 챙기고 있습니다. 돈은 들이지 않았지만 정성은 들입니다. 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얼음물에 매실 엑기스를 살짝 섞어주면 매실 쥬스라고 좋아합니다. 겨울의 텀블러엔 가끔씩 코코아나 유자차를 타주기도 하죠. 물론 선생님께 들키지 않고 친구들에게 자랑하지 않고 티내지 않기로 약속도 하구요.

이도저도 바쁘고 챙기기 힘들다면 정성보다 요령이 필요합니다. 요즘 대형마트에 파는 아이들 먹기 딱 좋은 용량의 생수를 이용하세요. 대량 사서 현관에 쌓아두고 학교든 학원이든 놀이터든 집 밖으로 나갈 때 한 병씩 들고 나가 먹고 바로 버리게 하세요. 아이 스스로 물 챙겨먹는 습관을 기를 수 있습니다. 챙겨온 물이 없어서 친구들에게 물 한 모금씩 얻어먹고, 학교 정수기에 입 대고 먹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나을 거에요.

낮 시간의 원인 모를 피로감은 알고 보면 그 원인이 수분 부족인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가장 할 일이 많은 낮 시간에 피로해지면 당황스러운 마음에 커피를 마시는데 그 전에 물을 충분히 먹으면 훨씬 나아지기도 합니다. 엄마들은 그래도 피부 생각해서 물을 잘 챙겨 먹습니다. 하다못해 커피로라도 수분을 섭취하지요. 아이들은 생각 없이 그저 놀다보면 하루에 먹는 물의 양이 실제로 얼마 되지 않을 수 있어요. 겨울이 되면 학교의 복도가 추워져서 교실 밖을 나가기가 싫어집니다. 그러니 목이 말라도 꾹 참고 자리에 앉아 있는 아이들도 꽤 많습니다. 작은 물병 하나 넣어주고 오늘 학교에서 이 물 다 마시고 오기로 약속해보세요. 건강에 좋은 습관 하나 더 갖게 되는 거랍니다


출처 <참쉽다 초등학교입학준비> 황금부엉이. 이른비 저.